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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이 글을 쓰는 사람은 전문 영화 평론가는 아닙니다. 영화를 많이 보지도 못했습니다. 다만 최근에 몇 몇 재미나게 본 영화의 감독판 영상을 보면서 소소하게 영화를 다시 보는 재미를 느꼈습니다. 평범한 사람의 영화 관람 후기입니다.
Daum 영화 - 카운트다운 :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Main.do?movieId=62982&t__nil_upper_mini=title
1. 예고편을 보면서
유튜브 예고편 : http://www.youtube.com/watch?v=xte69mCAzjE
KBS 영화가 좋다 : http://www.kbs.co.kr/2tv/enter/ilovemovie/index.html
추석 연휴에 간만에 티비를 보았습니다. 주말 아침이면 영화를 소개해주는 프로그램이 하나 있는데요. 예고편보다는 조금 더 보여주면서, 같이 설명을 곁들여줍니다. 가끔은 이 설명에 속을때도 있지만, 그래도 덕분에 기대하는 영화가 하나 생겼습니다. "전도연씨가 또 영화 찍었구나. 스토리 진행도 재미있어 보이고 봐야겠다."
2. 급만남
종종 만나는 분들과 간만에 연락이 되어 때마침 영화를 보기로 했습니다. 근처 영화관에서 만나 영화를 골랐습니다. 도가니는 이미 본 사람이 있었고, 애니메이션은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졌습니다. 다른 영화들도 딱히 평이 좋지 않아서 그 와중에 카운트 다운 영화를 선택했습니다. 사실 스토리도 내용도 (심지어 한국 영화라는것도 나중에 알았습니다.) 모르고 골랐는데, 알고 보니 추석때 본 예고편의 영화였습니다.
3. 영화 보기 전 기대
카운트다운이라는 제목에서, 벌써 액션 영화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뭔가 쫓고 쫓기는 장면이 나올것 같았죠. 마지막에 주인공이 죽건 죽지않건, 열심히 싸우다 끝나리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예상은 많이 빗겨나갔습니다.
4. 기억나는 점
(참고 : 아래 내용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배우 전도연: 다른 영화는 기억이 안나지만 밀양에서의 이미지와 정말 달랐습니다. 카멜레온 같은 배우라는 표현이 딱 맞는것 같습니다. 영화 속에서도 여우같은 얼굴, 감정에 호소하는 얼굴, 감동 받은 얼굴이 보였는데,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 만큼 느낌이 달랐습니다. 물론 분장등 다양한 부수 기술의 영향도 있지만, 그만큼 노력의 결과라고 봅니다.
배우 정재영: 전반적으로 차가운 이미지로 나옵니다. 배역에 딱 어울릴 만큼 좋았습니다.
신선함과 진부함: 영화의 여러 부분에서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 무기 활용 / 보스전에서는 맨손 싸움: 주인공 태건호는 전기 충격 봉을 가지고 다닙니다. 말도 안되는 1:17의 싸움을 합리적으로 이해하게 해주는 아주 좋은 도구입니다. 조금 지루해질만한 "뻔한 액션 장면"을 많이 줄여 신선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다른 패의 두목과 싸울 때는 결국 선공을 받아 무기를 놓쳐서 맨주먹으로 다툽니다.
= 진부한 이야기 패턴 / 신선한 소재: 악역을 믿은 주인공이 곧 배신을 당하거나, 불치병에 걸린 주인공과 하나뿐인 해결 방법, 마치 영화를 위해 다 짜여진 주위 환경들은 다 예상하고 있던 이야기 입니다. 그런 와중에도 채권추심원이나 다단계 업체의 진실, 마취약(진통제?) 주사 등 영화에서 자주 나오지는 않던 소재가 등장하여 이야기 패턴의 지루함은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 새로운 시도 / 몰입도 떨어지는 장면: 결국 영화는 액션 + 드라마로 진행이 됩니다. 앞에서는 열심히 추격해서 사람을 잡고 찾고 싸웁니다. 그리고 뒷부분에서는 감동을 전하는 테이프를 재생하고, 남은 주인공이 떠나는 주인공을 생각하며 영화가 끝납니다. 조금은 두 장르가 제대로 섞이지 않은 아쉬움이 있지만, 시도 한 결과 치고는 나쁜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분명 액션에서 드라마로의 전환 과정에서 조금 몰입이 힘든 부분이 있기는 했습니다. 예를 들면 남자 주인공의 과거 회상 장면이 자주 나옵니다. 전체적인 내용을 모두 이해하는데는 주인공의 과거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장르의 전환' 부분에서는 확실히 자연스럽지 못한 기분이었습니다.
= 메시지 전달 / 조금 억지는 아닌가:
- 몇 몇 부분에서 메시지 전달을 시도한것이 보였습니다. 남자 주인공의 아들이 혼자 있을 때, 집에 들어온 과거의 채권추심원이 아들의 옷 뒤에 [취급 주의]라고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그리고 이후 주인공 아들이 물에 빠져 익사하였을 때 그 스티커가 붙은 뒷부분만 둥둥 떠서 보입니다. 조금은 잔인하지만 자신의 실수로 죽은 아들의 모습에 아이러니하지만 딱 적절한 스티커업니다. 또한 과거 주인공의 아들과 현재 주인공을 이어주는 것은 옛날 카세트 테이프입니다. 자신이 죽기 전까지 손에서 꽉 쥐고 놓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것을 이용해서 주인공은 아들과 대화를 합니다. 비록 이미 늦었지만, 카세트 플레이어를 통해 아들과 시간과 공간을 넘어 다시 소통을 시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 하지만 억지로 끼워 넣은듯한 느낌을 지울수는 없었습니다. 감동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와, 흥행을 목적으로 한 스토리에 감동 수치를 늘린 것은 분명 다릅니다. 남자 주인공이 바다에 빠진 여자 주인공을 구하기 위해 가는 과정에서, 과거에 아들을 구하러 가는 장면과 겹쳐 진행 되는 부분에서, 과거의 아들이 현재의 차갑고 어두운 바다에 빠진 장면은 너무 어색했습니다. 차라리 아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정도로 대체했다면 오히려 더 자연스럽지 않았을가 할 정도였습니다.
- 아쉬운 부분: 몇 몇 부분에서는 몰입도를 떨어트리는 편집/요소가 있었습니다. 바다에 두 사람이 떠있는데, 촬영장에서 조명이 딱 두곳에만 비추어, 어두운 바다에 스팟라이트가 펼쳐지는것으로 보일만한 장면이 제일 아쉬웠습니다. 영화 중 남자 주인공 아들은 다운 증후군으로 나오는데, 피아노를 멋지게 치는 능력을 보여주는것으로 보아, 자폐증과 섞어놓은것처럼 보였습니다. (스토리상 어쩔수 없었나봅니다. 그리고 다운증후군은 염색체에 문제가 생기는 유전병인데, 장기기증이 되는지까지 따지는건 곤란하겠죠?) 거대 다단계 업체 회장이 100억이라는 돈에 너무 휘둘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마지막에 돈 가방을 놓고 싸우는 장면이나, 한참이 지난 후에도 양쪽 패거리들이 경찰에 검거당하는 장면은 너무 비현실적이었습니다. 스토리의 전개도 고전소설의 우연성이나, 논리적으로 좀 어색함이 느껴졌습니다.
= 배우 오광록씨: 비록 비중이 큰 배역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티비에서 예고편에서 잠깐도 안보였던것은 아마 최근에 본 출연 금지 목록과 연관이 있었나봅니다.
(스포일러 끝)
5. 결론
흥미진진했고 감동적이었지만 많이 아쉬웠습니다. 스토리의 전개가 좀 더 자연스럽고, 액션과 드라마를 더욱 부드럽게 어우렀다면 더 좋았을것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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